각각의 녹화 방식을 정리하기 위해 몇가지 기본 개념과 용어에 대한 설명이 필요합니다.


우선 지상파와 케이블 HDTV 방송은 모두 디지털 방송입니다.

따라서 송출되는 영상도 모두 디지털 영상인데 대부분의 경우에 디지털 영상은 압축된 상태로 송출됩니다.

영상을 압축해서 송출하는 이유는 압축되지 않은 영상의 비트레이트가 너무 높기 때문입니다.

예를 들면 국내 지상파와 케이블 HDTV 방송의 압축되지 않은 영상은 비트레이트가 약 750 Mbps 정도입니다.

비트레이트가 높으면 그만큼 정보량이 많다는 뜻이고 전송하는 데 더 많은 자원이 소모됩니다.

그래서 대부분의 디지털 방송은 MPEG2나 H.264 같은 디지털 영상 압축 코덱으로 비트레이트를 줄여서 송출합니다.

지상파의 경우는 약 17 ~ 18 Mbps, 케이블의 경우는 방송사에 따라 다르지만 보통 4 ~8  Mbps 정도로 압축합니다.

MPEG2와 H.264는 손실 압축 방식이기 때문에 비트레이트를 줄이는 과정에서 화질 열화가 발생합니다.

지상파 방송은 MPEG2를 사용하고 케이블 방송은 MPEG2 또는 H.264를 사용합니다.


디지털 영상은 압축된 상태든 압축되지 않은 상태든 0과 1로만 이루어진 디지털 신호입니다.

이런 디지털 신호를 지상파 방송처럼 전파에 실어 보내거나 케이블 방송처럼 케이블에 실어 보내려면

전기 신호로 바꾸는 작업이 필요하겠죠.

이 과정을 변조라고 하는데 지상파 방송은 8-VSB라는 방식을, 케이블 방송은 QAM이라는 방식을 사용합니다.

즉, 방송사에서 송출되는 디지털 영상은 8-VSB나 QAM 방식으로 변조된 전기 신호에 담겨서 각 가정에 전달되고

각 가정의 디지털 TV에서는 수신된 전기 신호를 다시 디지털 신호로 바꿔서 화면에 표시하는 것이죠.

수신된 전기 신호를 다시 디지털 신호로 바꾸는 과정은 복조라고 합니다.



1. 지상파 디지털 방송 녹화 과정

지상파 방송은 지역별로 여러개의 송신소가 있습니다.

예를 들면 수도권과 서울은 남산과 관악산에 송신소가 있죠.

송신소에서 송출된 신호를 녹화하는 과정을 정리하면 아래와 같습니다.


원본 영상 → MPEG2 압축 → 8-VSB 변조 → 지상파 송출 → 안테나 → 동축 케이블 → 디지털 TV 또는 TV 수신카드


디지털 TV 또는 TV 수신카드에서는 입력받은 8-VSB 신호를 복조해서 디지털 신호로 바꾸게 되는데

이 때 중요한 점이 복조된 디지털 신호는 MPEG2로 압축된 상태라는 것입니다.

따라서 지상파 디지털 방송 녹화는 이 압축된 신호를 그대로 하드디스크에 저장하는 방식으로 이루어집니다.



2. 케이블 디지털 방송 녹화 과정 (무료 시청 채널)

케이블 방송은 크게 무료 시청 채널과 유료 시청 채널로 나눠볼 수 있는데 먼저 무료 시청 채널의 녹화 과정입니다.

무료 시청 채널의 경우는 지상파 방송의 녹화 방식과 거의 비슷합니다. 정리하면 아래와 같습니다.


원본 영상 → H.264 압축 → QAM 변조 → 케이블 송출 → 디지털 TV 또는 TV 수신카드


디지털 TV 또는 TV 수신카드에서는 입력받은 QAM 신호를 복조해서 디지털 신호로 바꿉니다.

마찬가지로 복조된 디지털 신호는 H.264로 압축된 상태이기 때문에 이를 그대로 하드디스크에 저장하는 방식으로 녹화합니다.

이런 방식으로 녹화된 영상을 흔히 Clear QAM 이라고도 부릅니다.

정식 명칭은 아닌 것 같고..유료 시청 채널과 구분하기 위해서 이렇게 부르는 것 같습니다.


그리고 대부분의 지역 케이블 방송사는 지상파 디지털 방송도 무료로 재전송을 해줍니다.

이 경우에 케이블 방송사의 지상파 재전송은 지상파 방송을 직접 수신하는 1번 방식과 별로 다르지 않습니다.


원본 영상 → MPEG2 압축 → 8-VSB 변조 → 지상파 송출 → 지역 케이블 방송사 안테나 → 케이블 재전송 → 디지털 TV 또는 TV 수신카드


재전송된 신호는 8-VSB로 변조된 MPEG2 영상이기 때문에 지상파를 직접 수신하는 경우와 똑같은 방식으로 녹화할 수 있습니다.



3. 케이블 디지털 방송 녹화 과정 (유료 시청 채널)

유료 시청 채널과 무료 시청 채널의 차이점은 압축된 송출 신호가 암호화(Scramble) 됐는지, 되지 않았는지에 있습니다.

암호화되지 않은 채널은 2번에서 설명드린 방식으로 녹화가 가능하지만 암호화된 채널은 암호화를 해제할 수 있는 셋탑박스가 필요합니다.

암호화된 유료 채널을 시청하는 과정을 정리하면 아래와 같습니다.


원본 영상 → H.264 압축 → 암호화 → QAM 변조 → 케이블 송출 → 셋탑박스(암호화 해제, 압축 해제) → 멀티미디어 케이블 → 디지털 TV


1, 2번 방식과 비교를 해보면 가장 큰 차이점은 디지털 TV가 입력받는 신호가 압축이 풀린 상태라는 것입니다.

즉, 셋탑박스에서 암호화를 해제함과 동시에 영상 압축까지 해제한 후 압축이 풀린 상태의 영상 신호(약 750Mbps)를 출력하기 때문에

동축 케이블이 아니라 HDMI 등과 같은 멀티미디어 케이블을 통해서 디지털 TV와 연결되고 있죠.

압축된 상태의 영상 신호는 암호화가 돼있기 때문에 압축된 상태 그대로 하드디스크에 저장하는 1, 2번과 같은 방식의 녹화가 불가능합니다.

따라서 이런 경우에 녹화를 하기 위해서는 압축이 풀린 상태의 영상 신호를 입력받을 수 있는 영상 캡처 장치가 따로 필요합니다.

캡처 장치로 영상을 입력받을 수 있는 경우, 녹화 방식은 아래와 같습니다.


원본 영상 → H.264 압축 → 암호화 → QAM 변조 → 케이블 송출 → 셋탑박스 → 멀티미디어 케이블 → 영상 캡처 장치 → 저장 또는 압축 후 저장


마지막에 저장하는 과정을 생각해보면, 캡처 장치가 입력받은 신호는 압축이 풀린 상태이기 때문에 그냥 그대로 하드디스크에 저장하면

파일 용량이 어마어마하게 커집니다. 계산을 해보면 초당 약 90 MB, 한 시간이면 약 320 GB에 달합니다.

따라서 캡처 장치로 입력받은 영상을 재압축해서 하드디스크에 저장하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실시간으로 압축을 해야하기 때문에 하드웨어 인코딩을 지원하는 캡처 장치라면 상관 없지만 소프트웨어 인코딩만 지원하는 캡처 장치라면 

녹화할 때 CPU 사용량이 상당히 높아집니다.

그리고 1, 2번 방식과 비교하면 마지막에 한 번 더 (손실)압축하는 과정이 필요하기 때문에 화질면에서도 약간 손해입니다.

물론 압축하지 않고 그대로 저장하거나 무손실 압축을 사용하면 화질 열화는 막을 수 있겠지만..어쨌든 더 번거롭기는 마찬가지입니다.



4. 기타

지상파나 케이블 방송 외에 IPTV나 위성방송(스카이 라이프) 등의 HDTV 방송 녹화 과정입니다.

IPTV나 위성방송도 셋탑박스를 이용해서 시청할 수밖에 없기 때문에 녹화 방식은 3번 방식과 기본적으로 동일합니다.


IPTV, 위성방송 등 송출 → 셋탑박스 → 멀티미디어 케이블 → 영상 캡처 장치 → 저장 또는 압축 후 저장


이처럼 셋탑박스에 신호가 입력되기까지의 과정만 약간씩 다를 뿐이고 나머지 녹화 과정은 3번과 동일합니다.



5. 8-VSB로 송출되는 케이블 디지털 방송

마지막으로 이 방식은 지난 3월에 미래창조과학부가 케이블 방송에도 8-VSB 변조를 허용하면서 새롭게 추가된 방식입니다.

원래 케이블 방송에서는 변조 방식으로 8-VSB를 사용할 수 없었는데 이번에 8-VSB도 사용할 수 있도록 규정이 바뀐 겁니다.

따라서 지역 케이블 방송사들이 일부 채널을 MPEG2로 압축하고 8-VSB로 변조해서 송출을 하면 1, 2번 방식과 똑같이 녹화할 수 있게 됩니다.

하지만 가격 인상을 하면 안 된다는 규정이 함께 있어서 아직 대부분의 케이블 방송사는 이 방식을 사용하지 않는 것 같습니다.

검색을 해보니 CMB에서 유일하게 이 방식으로 송출을 하기 시작하는 것 같은데..해당 지역에 계신 분들은 확인해 보시면 좋을 것 같네요.





Posted by 김코덱
,